‘브리저튼’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통해 바라본 세상과 로맨스와 스캔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

제인 오스틴 소설의 현대적 재해석

‘브리저튼’은 2020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피리오드 로맨스 드라마로, 줄리아 퀸의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합니다. 19세기 초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스캔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드라마는 제인 오스틴 소설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여 새로운 형태의 피리오드 드라마를 선보입니다. 특히 첫 시즌은 장녀 다프네 브리저튼과 헤이스팅스 공작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후 시즌들은 다른 브리저튼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드라마는 당시 상류사회의 결혼 시장, 사교계의 규칙,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스캔들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익명의 가십 컬럼니스트 ‘레이디 휘슬다운’의 존재는 드라마에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더합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캐스팅

‘브리저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을 강조한 캐스팅입니다.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흑인 배우들이 주요 역할을 맡아 연기합니다. 이는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현대적 가치관을 반영한 선택으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여왕 역할을 맡은 골다 로슈벨, 헤이스팅스 공작 역의 레게-진 페이지 등 주요 인물들을 유색인종 배우들이 연기함으로써, 드라마는 전통적인 피리오드물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러한 캐스팅은 단순히 다양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주제와도 연결됩니다. 사회적 지위, 인종, 성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이가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적 감각과 클래식의 조화

‘브리저튼’은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도입했습니다. 특히 음악적 선택이 돋보이는데, 클래식한 현악 4중주가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등 현대 팝스타들의 곡을 연주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의상과 세트 디자인도 역사적 정확성과 현대적 감각을 절묘하게 조화시켰습니다. 리젠시 시대의 기본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디자인을 통해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드라마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해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피리오드 드라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브리저튼’은 로맨스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여성의 권리, 계급 문제, 인종 차별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룹니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의 묘사가 돋보입니다. 다프네를 비롯한 여성 인물들은 단순히 결혼 시장의 상품이 아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주체적인 인물들로 그려집니다. 이들은 사회의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욕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갑니다.

또한, 드라마는 당시 사회의 계급 문제와 인종 차별 문제를 은연중에 다룹니다.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이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등장하는 것은 단순한 캐스팅의 문제를 넘어, 평등과 포용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성적인 묘사에 있어서도 ‘브리저튼’은 과감한 모습을 보입니다. 여성의 성적 욕망과 쾌락을 터부시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전통적인 피리오드 드라마의 틀을 깨고 있습니다.

‘브리저튼’은 화려한 영상미,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라인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드라마는 전통적인 피리오드물 팬들뿐만 아니라, 젊은 시청자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클래식한 설정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독특한 접근 방식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드라마는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사적 정확성과 현대적 가치관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쟁은 미디어에서 재현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브리저튼’은 전통적인 피리오드 로맨스의 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혁신적인 드라마입니다.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라는 익숙한 배경을 가지고도, 다양성, 여성의 권리, 성적 자유 등 현대적 가치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전통과 혁신의 조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측면에서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브리저튼’은 피리오드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앞으로도 이 장르의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 로맨틱한 이야기 속에 담긴 진보적 메시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